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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차 '본격 시동'...캠프 출국 이승엽 감독 "구단 지원에 감사...첫 해보다 비장감 느껴져"

"지난해 스프링캠프 출국이 설렜다면, 올해는 좀 더 비장한 기분이다. 1년을 해봤으니 더 발전된 경기 운영으로 더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지만, 분명 기대감도 있다."1년 차 시즌을 마쳤던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러 첫 걸음을 내딛는다.두산 선수단은 29일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2024시즌 1차 전지 훈련지인 호주 시드니로 출국했다. 이승엽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14명, 선수 42명 등 총 56명으로 구성됐다. 선수단은 오는 2월 19일까지 1차 훈련을 마친 후 귀국하고, 같은 달 21일 일본 미야자키로 떠나 2차 훈련에 들어간다.지난해 첫 시즌을 맞이했던 이승엽 감독으로서는 감회가 남다를 수 있는 출국이다. 지도자 경험이 전무했던 이 감독은 지난해 두산 사령탑으로 깜짝 선임돼 정규시즌 5위로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초보 사령탑으로 시행착오는 많았지만, 144경기를 큰 문제 없이 마치는 데 성공했다. '초보 딱지'는 이제 완전히 떨어졌다. 누구보다 이승엽 감독이 두 번째 시즌의 무게감을 알고 있다.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설레던 지난해 출국과는 다르게 조금 비장한 느낌도 든다. 지난해와는 다른 기분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일단 전력 유출 위기는 피했다. 첫 해 양의지라는 특급 선물을 받았던 이승엽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는 중심 타자 양석환(4+2년 총액 78억원), 필승조 홍건희(2+2년 총액 24억 5000만원) 재계약에 모두 성공했다. 전력 유출을 막은 만큼 올 시즌 지난해만큼, 또 그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이승엽 감독은 "우선 구단에 감사를 드린다. 구단주께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 덕분이다. 구단에서는 해주실 수 있는 모든 걸 해주셨다고 생각한다"며 "보답할 길은 좋은 성적을 올리는 길밖에 없다. 팬분들께서 생각하시는 순위를 기록해야 한다"고 다짐했다.지난해 이승엽 감독은 2022시즌 9위 부진을 딛기 위해 마무리 캠프부터 '지옥 훈련'을 꺼내며 스퍼트를 올렸다. 올해는 조금 다르다. 페이스를 조절할 선수들은 천천히 맞추고자 계획했다. 이 감독은 "투수진에서는 최승용과 김명신이 캠프에 합류하지 않았다. 천천히 페이스를 올려서 개막전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다. 명신이나 (정)철원이가 지난해 무리했다.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몸조리를 잘 했더라. 그들이 지난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고 했다.베테랑들 역시 천천히 스퍼트를 올린다. 유격수 김재호, 불펜 김강률은 모두 2군 캠프에서 출발한다. 이승엽 감독은 "김재호와 김강률은 천천히 페이스를 올리라는 취지로 2군 캠프에 합류하게 했다. 2군이라는 의미보다는 젊은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천천히 페이스를 올리라는 뜻이다. 두 선수의 능력은 이미 충분히 알고 있다. 1군 캠프에서는 젊은 선수들을 더 보고 싶었다"고 했다. 키 플레이어도 꼽았다. 야수에서는 여전히 주전이 명확하지 않은 유격수 후보로 박준영을 골랐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 김재호, 이유찬, 안재석으로 시작했는데 막판에는 김재호와 박준영이 유격수를 맡았다"며 "올 한 해 유격수가 굉장히 중요하다. 내야 사령관인 만큼 김재호도 있고, 박준영에게도 기대를 많이 하려고 한다. 박준영이 이번 캠프 때 부상 없이 지난해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출전 수가 많아질 확률도 높을 것"이라고 예고했다.투수진은 5선발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검증된 최원준이 살아날 수 있길 바랐다. 이승엽 감독은 "선발진은 외국인 투수 2명(라울 알칸타라, 브랜든 와델)과 곽빈까지는 확정이다. 컨디션을 보면서 상의해야 하겠지만, 최승용까지도 확정을 짓고 싶다"고 기대했다.그는 이어 "김동주, 최원준, 김유성, 박신지 등 여러 후보가 있다. 최원준이 선발 투수로 들어온다면 왼손(브랜든, 최승용) 오른손(알칸타라, 곽빈) 사이드암스로(최원준)가 고루 구색이 맞춰지지 않을까. 최원준이 지난 시즌 부진 후 마무리 훈련 때부터 조웅천 코치와 체인지업 훈련에 전념했다. 부진을 털기 위해 노력했고 일본에도 훈련을 다녀왔다.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캠프와 시범 경기를 거쳐 선발 자리를 되찾기 바란다"고 격려했다.인천공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2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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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도 선발 투수 품귀+좌완 선호 추세...류현진은 스넬·몽고메리 다음 순번

선발 자원 구인난은 메이저리그(MBL)나 KBO리그나 마찬가지다. 왼손 투수는 더 구하기 어렵다. '유형'만으로도 경쟁력을 갖춘 류현진(36)의 계약 소식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미국 뉴욕 매체 '뉴욕 포스트'는 7일(한국시간) "뉴욕 메츠는 뉴욕 양키스와 함께 트레이드 대어 딜런 시즈를 주시하고 있다. 더불어 자유계약선수(FA) 션 마네아와 류현진도 지켜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메츠는 지난 시즌, 역대 MLB 최고 연봉인 4333만 달러를 투자해 사이영상 수상 이력이 있는 저스틴 벌렌더와 맥스 슈어저를 영입했지만, 팀 성적은 포스트시즌에서 멀어지자, 두 투수를 트레이드 했다. 억만장자 스티브 코헨이 구단주로 있는 메츠다. 사치세를 의식하지 않는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결국 LA 다저스와 3억 2500만 달러에 계약한 야마모토 요시노부 영입을 노렸다. 다만 다른 선수 영입 기조에선 '투자 대비 효율'을 조금 더 신경 쓰는 것 같다. 2023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센가 코다이와 호세 퀸타나, 맷 매길에 FA 우완 투수 루이스 세베리노와 연봉 1300만 달러에 계약했고,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아담 하우저도 영입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추가 영입에 나선다. 특급 에이스를 보유했다고 보기 어렵지만, 현재 메츠는 다른 선발 투수에게 1억 달러가 넘는 투자를 할 생각이 없다. 남아 있는 선발 투수 FA 최대어인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에 관심을 두지 않는 이유다. 일본인 좌완 투수 이마나가 쇼타도 1억 달러 이상 계약을 바라고 있는 상황. 메츠는 그를 향한 레이더를 접은 지 오래다. 에이스급 우완 투수 시즈는 영입 바람은 크지만, 트레이드 카드로 쓸 유망주가 마땅치 않다. 메츠가 원하는 투수는 연봉 1000~1400만 달러, 단기 계약을 할 수 있는 좌완 투수로 보인다. 뉴욕 포스트가 거론한 마네아와 류현진 모두 좌완이다. 류현진의 메츠행 보도는 이전에도 나왔다. 오타니 쇼헤이·야마모토가 새 소속팀을 찾은 상황에서 MLB 각 구단은 좌완 선발을 조금 더 주목하는 것 같다. 현재 최대어인 스넬과 몽고메리 모두 좌완이다. 야마모토에 비해 이름값이 떨어지는 이마나가의 가치가 높아진 것도 그가 좌완이라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 A급 선발로 보기 어려운 웨이드 마일리와 마틴 페레즈도 800만 달러가 넘는 계약을 따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주전급 선수 2명(미치 해니거·앤서니 데스클라파니)를 시애틀 매리너스에 보내고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발 투수 로비 레이도 좌완이다. 우완 선발 대어 중엔 마커스 스트로맨이 거론된다. 어깨 수술로 2024시즌 등판이 어려운 브랜든 우드러프도 있다. 하지만 S급 랭커들이 사라진 상황에서 A~B급 라인에선 확실히 좌완 투수들이 더 자주 거론되는 것 같다. 깁슨처럼 류현진과 나이·이름값·기대 성적이 비슷한 투수도 1+1 계약을 했다. 류현진은 2년 이상 계약을 노린다. 아직 '좌완 대어' 스넬과 몽고메리가 계약을 마치지 않은 상황과 계약 기간 이견 차로 인해 류현진의 새 행선지 발표가 늦어지는 것이다. 나쁘지 않은 조건으로 잔류할 가능성은 매우 높아 보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07 14:06
메이저리그

'지역 라이벌에 안 내준다'...오타니, 7월 다저스행 불발? 갑자기 등장한 볼티모어

7월 메이저리그(MLB) 최대 이슈는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거취다. 트레이드 마감일(한국시간 8월 2일)을 앞두고 현지 언론의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오타니의 현 소속팀 LA 에인절스는 간판타자 마이크 트라웃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올 시즌도 포스트시즌에서 멀어지고 있다. 오타니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우승할 수 있는 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오타니가 잔류해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그가 에인절스와 동행할 가능성은 낮다. 이미 오타니가 총액과 평균 연봉 모두 역대 최고 몸값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그가 시장에 나오면 빅마켓 팀들이 영입전에 가세할 것이라는 얘기다. 에인절스는 올 시즌 우승을 노리는 팀에 오타니를 내주고, 특급 유망주들을 모으는 게 실리를 챙기는 일이다. 한 매체는 ‘에인절스가 마케팅을 위해서라도 오타니를 트레이드 카드로 쓰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다른 매체는 ‘결국 비즈니스 논리가 작용할 것’이라고 봤다. MLB닷컴은 18일(한국시간) 흥미로운 전망을 전했다. 에인절스가 이미 오래전부터 오타니를 향해 러브콜을 보낸 LA 다저스를 트레이드 협상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내용이다.MLB닷컴 존 헤이먼은 “오타니가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계약하더라도, 캘리포니아주에는 머물지 않을 것 같다. 아르테 모레노 에인절스 구단주가 오타니를 주 내 라이벌 팀에 보내는 걸 꺼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캘리포니아주 소속 팀은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이어 존 헤이먼은 "에인절스가 오타니를 트레이드할 가능성은 25%"라고 덧붙였다. 다저스는 이미 오타니 영입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겨울 스토브리그에서 애런 저지 영입에 실패한 샌프란시스코도 잠재 바이어다. 샌디에이고는 매 시즌 파격 행보를 보여줬다. 이날(18일) MLB닷컴은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2위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오타니를 영입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전했다. 볼티모어는 유망주 랭킹 100위 안에 드는 선수를 8명이나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오타니는 17일 경기에서 시즌 34호 홈런을 치며, 지난 시즌 62홈런을 기록하며 홈런왕에 오른 저지보다 빠른 홈런 생산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뜨거운 선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18 09:06
프로야구

[IS 시선] '보살팬 외면' 자초한 한화 야구단의 무례

지난 15일부터 서울 중구 소재 한화 그룹 본사 앞에선 트럭 시위가 한창이다. 한화 이글스 팬들이 야구단 프런트에 뿔이 났다. 한화팬은 그동안 야구단 성적과 상관없이 너그럽고 긍정적인 응원 문화를 보여줬다. ‘보살팬’이라고 불린 이유다. 그런 한화팬이 야구단을 비판하는 문구를 트럭 LED 전광판에 쏟아내며 분노하고 있다. 이례적인 일이다. 발단은 프런트가 최근 단행한 인사. 한화는 지난 11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이 끝난 뒤 2021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았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경질하고, 최원호 퓨처스팀 사령탑과 정식 계약(기간 3년) 했다고 발표했다. 한화팬은 경질 방식과 타이밍을 꼬집고 있다. 한화는 4월까지 6승 1무 17패로 최하위에 그쳤지만, 5월 첫 6경기에서 4승(2패)을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수비로 감독 경질이 발표된 11일 삼성전에서도 4-0으로 승리했다. 승장에게 전해진 이별 통보, 그것도 후임 계약까지 바로 발표된 것을 두고 ‘무례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프런트 수뇌부는 야구단이 2할 대 승률에 그치고 있던 4월 중순부터 새 감독 선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주의 승인이 떨어진 시점과 야구단이 상승세를 탄 시기가 겹친 것이다. 프런트 입장에서 인사에 명분을 부여하기 위해 수베로호가 고꾸라지길 기다릴 순 없었을 것이다. 수베로 감독을 향한 한화팬의 여론이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거센 역풍이 프런트를 향하고 있다. 예상을 웃도는 기류에 내부적으로 당황하고 있다. 한화팬의 성토는 그저 이별 방식과 타이밍 문제로만 볼 수 없을 것 같다. 일단 책임론. 한화는 2020시즌이 끝나고 팀 베테랑 선수 정리를 단행, 리빌딩 기조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이를 이끌 책임자로 영입한 게 수베로 감독이다. 한화는 2021·2022시즌 모두 최하위(10위)에 그쳤다. 하지만 노시환·김인환·김기중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이게 한화 프런트가 수베로 감독에게 맡긴 임무였다. 하지만 ‘느리게 걷기’를 자처한 한화가 갑자기 성적이 안 좋다는 이유로 시즌(2023) 개막 50여 일 만에 감독을 경질했다. 리빌딩 기조를 전면에 내세우며 지난 2년을 무의미하게 만든 프런트는 책임을 지지 않고, 그저 현장에 책임을 전가했다. 문동주·김서현 두 특급 유망주들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면 자신감이 생긴 걸까. 한화 프런트는 갑자기 팀 기조를 ‘윈-나우(win-now)’로 바꿨다. 새 감독에게 ‘내년부터는 이기는 야구를 해야 한다’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그럴 거면 지난 시즌(2022)이 끝나고 진작 수베로 감독과의 동행을 끝냈어야 했다. 최원호 신임 감독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프런트 사람'이라는 오해 속에 부임해 일부 한화팬의 차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손혁 한화 단장과 최 감독이 동서 지간이라는 점도 이런 반감을 더했다. 최 감독은 공부하는 야구인으로 알려져 있다. 인망 높은 지도자로도 인정받는다. 하지만 그도 아직 정식 감독으로는 검증된 게 없다. 그런데 '성적을 내기 위해 선택한 감독'이라는 꼬리표가 생겼다. 신임 감독의 부담감이 커졌다. 그동안 야구는 못해도 팬과의 소통이나 마케팅에서는 인기 구단다운 행보를 보여줬던 한화. 승리를 통해 돌아선 팬심(心)을 되돌릴 수 있다고 믿는 건 더 큰 오판이 될 것 같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5.18 23:17
프로야구

선수는 성범죄, 단장은 뒷돈 요구...한국 야구 처참한 민낯

2023년 봄, 한국 야구가 처참한 민낯을 드러냈다.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야구대표팀은 지난 9일부터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B조)에서 탈락(2승 2패)했다. 한 수 아래로 보던 호주에 7-8로 패한 뒤 일본에 4-13으로 대패하며 현격한 전력 차이를 실감했다. 그래도 야구팬은 프로야구에 식지 않은 관심을 보여줬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KBO리그 시범경기엔 평일에도 2000~3000여명 관중이 경기장에 입장했다. WBC 참사가 리그 흥행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지우는 것 같았다. 하지만 20대 초반 젊은 선수 서준원이 미성년자 성착취물 제작 혐의로 기소되는 사태가 발생하며 또다시 야구팬에 실망감을 안겼다.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학폭(학교폭력) 가해 관련 불씨도 여전하다. 정규시즌 개막을 사흘 앞둔 29일 KBO리그에는 충격적인 뉴스가 또 터졌다. 장정석 KIA 타이거즈 단장이 선수에게 뒷돈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겼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젊은이에게 낭만을, 국민에게 여가 선용을'. 프로야구가 출범 원년(1982년) 내건 캐치프레이즈다. 일상에 소소한 행복감을 주던 프로야구는 현재 몰락을 자초하고 있다.KIA 구단은 29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장정석(50) 단장을 전격 해임했다. 구단은 "장정석 단장이 지난해 모 선수와 (연장 계약) 협상 중 금품을 요구했다는 제보를 받은 뒤 사실관계를 파악했다.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금품을 요구하는 그릇된 처신을 용납할 수 없다고 판단했고, 품위 손상 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장 단장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해당 선수는 KIA가 지난해 4월, 키움 히어로즈와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포수 박동원(현재 LG 트윈스)이다. 예비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었던 박동원은 지난 시즌(2022) 후반기부터 재계약 여부를 두고 KIA와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그는 이 과정에서 장정석 단장이 '뒷돈'을 암시하는 단어와 관련 요구를 들었다. 다시 만난 자리에서 박동원은 장 단장과의 대화를 녹음했다. 본지 취재 결과 박동원은 먼저 KIA 구단주에 이메일로 먼저 관련 내용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원은 이후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에도 자문을 구했다. 장동철 선수협 사무총장은 최준영 KIA 야구단 대표이사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구단도 조사에 들어갔다. 최 대표는 미국 출장 중이었던 장 단장에게 귀국을 지시하기도 했다. 장정석 단장은 구단에 "협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농담한 것을 선수가 다른 의미로 이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구단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29일 오전 10시 징계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장 단장은 이 자리 참석하지 않고 서면으로 관련 내용을 소명했다. 그전에 자진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했다. 박동원이 구단에 전한 녹취를 직접 확인한 장동철 사무총장은 "내용을 들으면 (뒷돈 요구가) 농담이라고 하는 게 말도 안 된다"고 전했다. 장정석 단장이 박동원에게 최소 두 차례 이상 이런 요구를 한 사실도 밝혔다. 녹취를 직접 들은 야구계 관계자 A도 "명백하게 정상적인 협상이라고 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장정석 단장은 2021시즌 창단 최저 순위(9위) 성적표를 받아든 KIA가 팀 쇄신을 위해 영입한 인물이다. 매니저·운영팀장을 거치며 현장 업무에 잔뼈가 굵었고, 2017년부터 3년 동안 키움 히어로즈의 감독을 맡은 경력도 있다. 게다가 장정석 감독의 아들은 키움에서 뛰고 있는 특급 유망주 투수 장재영(21)이다. 그래서 이번 사태가 더 충격적이다. 장정석 단장은 29일 내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 자진 사퇴만으로도 부적절한 요구를 자행한 것을 인정한 셈이다.박동원은 장정석 단장의 은밀한 제안을 들은 순간 KIA와 계약할 생각을 접었다고 한다. 그가 지난겨울 스토브리그에서 LG행을 선택한 이유였다. 박동원은 가까운 이들에게 "이런 일이 결코 일어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사람(장정석 단장)이 계속 (야구단에서) 높은 위치에 있으면 다른 선수도 이런 경험을 할 수 있다. 바로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KBO리그 개막을 앞둔 야구계에 다시 한번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이번 사태로 인기 구단 KIA도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구단은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임직원과 선수단의 준법 교육에 더 힘을 쓰겠다. 야구팬과 구성원에 사과드린다"고 했다. 안희수 기자 2023.03.30 05:20
메이저리그

'탈자 트로피' 받은 알칸타라, 시범경기에서 깜짝 사이영상 시상식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 에이스 샌디 알칸타라(28) 소속팀으로부터 깜짝 선물을 받았다. 마이애미의 2023시즌 스프링캠프 첫 경기가 열린 27(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스타디움. 이날 등판이 없었던 알칸타라는 갑자기 불린 자신의 이름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브루스 셔먼 구단주와 킴응 단장이 트로피를 들고 등장했고, 알칸타라의 가족 그리고 에이전트가 함께 그라운드로 나왔다. 일종의 '깜짝' 세리머니였다. 알칸타라는 2022시즌, 등판한 32경기에서 14승 9패 평균자책점 2.28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특급 유망주였던 그가 빅리그 데뷔 6년 만에 최고 투수로 인정받은 것. 마이애미 구단 최초의 사이영상 수상자이기도 했다. 지난달 KBO리그 신인상 출신 국가대표 소형준과 비활동기간 함께 훈련한 소식을 전하기도 한 선수다. 하지만 공식 시상식에서는 해프닝을 겪었다. 아메리칸리그(AL) 수상자 저스틴 벌렌더와 지난달 30일 뉴욕에서 열린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만찬 행사에 수상자로 참석했는데, 상패 문구에 탈자가 있었던 것이다. 가장 가치 있는 투수라는 의미의 'most valuable pitcher'에서 단어 valuable 두 번째 a가 빠진 채 valuble이라고 새겨진 것. 시상 주최 측은 망신을 당했다. 결국 마이애미 구단은 새 시즌이 정식으로 시작되기 전, 팀 에이스인 알칸타라에게 다른 단어(the outstanding) 새겨진 트로피를 수여하는 자체 시상식을 진행했다. 마침 이 경기 상대는 알칸타라와 인연이 많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였다. 알칸타라는 2017년, 마이애미와 세인트루이스 사이 트레이드로 이적했다. 그가 지난 시즌(2022) 꼽은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도 사령탑 돈 매팅리 감독을 설득해 9이닝을 지킨 6월 30일 세인트루이스전이었다. 구단의 이벤트를 예상하지 못한 알칸타라는 "내 손에 트로피가 쥐어져서 행복하다. 나도 30초 동안 이름 등 트로피를 자세히 살펴봤다. 다른 이들이 (오탈을 확인하기 위해) 시간을 들이지 않길 바란다"라고 유쾌한 소감을 전했다. 안희수 기자 2023.02.27 18:07
메이저리그

'1홈런·타율 167' 포수가 이정후보다 흥미로운 선수에 오른 이유

한국 프로야구 '아이콘' 이정후는 15일(한국시간) 유력 매체 뉴욕 포스트가 선정한 '야구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 50명' 중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13위에 오른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함께 소개됐고, 두 선수가 오는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며, 2023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할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 명단 1위는 투·타 겸업 아이콘 오타니 쇼헤이였다.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뉴욕 메츠의 광폭 행보를 이끈 스티브 코헨 구단주가 2위,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였지만 몸 상태 변수로 원소속팀 미네소타 트윈스에 잔류한 내야수 카를로스 코레아가 3위에 올랐다. 4위는 롭 만프레드 MLB 커미셔너, 5위는 지난 시즌(2022) 62홈런을 친 '청정 거포'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올랐다. 6위는 금지 약물 복용으로 징계를 받았지만, 여전히 역대급 재능을 인정받고 있는 페르난도 타니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 7위는 현역 최고 투수로 메츠에서 텍사스 레인저스로 FA 이적한 제이콥 디그롬이 꼽혔다. 눈길을 끄는 건 8위에 랭크된 프란시스코 알바레스(메츠)와 앤서니 로프(양키스)다. 두 선수 모두 이정후·야마모토(1998년생)보다 높은 순위에 랭크됐고, 더 어리다. 두 선수 모두 MLB 특급 유망주다. 특히 포수 알바레스는 지난 시즌 각 매체 유망주 순위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한 선수다. 지난해 10월 1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전에서 MLB 데뷔전을 치렀고, 5경기에 출전했다. 포수로 13이닝을 소화했고, 타석은 12타석을 소화했다. 타격 기록은 초라하다. 타율 0.167(12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2볼넷 4삼진. 하지만 MLB닷컴은 알바레스의 정타 생산 능력을 주목했다. 107.8마일(약 시속 173㎞)로 356피트(약 108m)를 뻗어 시티 필드(메츠 홈구장) 담장을 직격한 2루타, 중견수에게 잡혔지만 100.2마일(시속 161㎞)로 날아간 장타 그리고 10월 5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나온 439피트(약 133m)짜리 좌중간 데뷔포를 생산한 장면을 언급하며 말이다. 뉴욕 포스트가 알바레스를 흥미로운 선수 8위에 올려놓으며 언급한 표현이 그의 힘(power )이었다. 배럴 타구를 만드는 능력에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MLB에서도 공격력을 갖춘 유망주 포수가 가치를 인정받는다. MLB닷컴은 그러면서도 알바레스가 14타석에서 10번이나 초구에 스윙하며 지나치게 공격적이라는 점도 주목했다. 알바레스는 지난 시즌(2022) 장타력을 뽐내며 아메리칸리그(AL) 올스타 포수로 뽑힌 알레한드로 커크(토론토 블루제이스)처럼 다부진 체격 조건(키 182㎝·몸무게 106㎏)을 갖췄다. 그와 함께 최고 유망주 포수로 평가받던 애들리 러치맨(볼티모어 오리올스)는 이미 팀 주전으로 올라섰다. 이정후보다 더 흥미 있는 선수로 주목받은 알바레스가 2023시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2023.02.15 15:31
메이저리그

오타니 FA 코앞인데...LAA, 새 구단주 찾아 체질 개선 가능할까

시장에 나온 메이저리그(MLB) LA 에인절스 구단에 구매 희망자가 상당하다. 다만 빠르게 새 주인을 찾아 오타니 쇼헤이(29)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9일(한국시간) 에인절스 구매에 대해 최소 6개 그룹이 관심을 보인다고 보도했다.인수 후보들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다른 매체들에서도 여럿 흘러나왔다. LA 타임스 등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구단주 조 레이코브, LA 타임스 사주인 패트릭 순시옹 등 지역 자산가들이 에인절스 구입을 고려 중이다. 이외에도 일본계 투자 그룹 등도 에인절스 구매를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 관심 그룹은 현재 에인절스 구단의 재무 상태 등을 검토해 2월부터 본격적인 인수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다만 아무리 빨라도 2023시즌 개막전 시점에서 구단주는 현 구단주인 아트 모레노일 전망이다. USA 투데이는 올해 정규시즌이 개막하는 3월 31일까지 에인절스 매각이 이뤄지긴 어렵다고 바라봤다.모레노 구단주가 구단 판매 의사를 밝힌 건 지난해 8월이다. 모레노는 지난 2003년 월드디즈니 컴퍼니로부터 1억8천400만 달러를 주고 구단을 샀는데, 구단의 현재 가치는 20년 만에 25억 달러(약 3조1천135억원)로 13.6배나 급상승했다. 에인절스가 25억 달러에 팔리면 MLB 구단 역대 최고 매각액을 갈아치우게 된다.역대 최고액을 노릴 가치는 충분하다. 에인절스는 현대 야구 최고의 특급 타자로 불리는 마이크 트라웃(32)과 투타 겸업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킨 오타니 쇼헤이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근교를 중심으로 한 시장 역시 리그 전체에서 중상위권이다.유리한 요소가 많았지만, 정작 에인절스는 호성적은 내지 못했다. 지난 20년간 가을 야구는 단 6번만 진출했다. 마지막 포스트시즌도 2014년이었다. 역대 최고의 타자라는 트라웃이 데뷔 후 단 한 번의 포스트시즌에 그쳤고, 오타니는 아예 경험조차 하지 못했다.팀 충성도가 강한 트라웃은 성적과 상관없이 일찌감치 구단과 종신에 가까운 연장 계약을 맺었지만, 오타니는 이번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가 된다. 그는 최근 팀의 부진에 대해 묻자 몇 차례 포스트시즌과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결국 오타니를 잡으려면 에인절스가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이라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사치세 이상의 투자를 아까워하고 팀 운영에 간섭해 온 모레노 아래에서는 쉽지 않다. 하루 빨리 새 구단주를 찾고, 팀 체질 개선에 나서야 오타니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 에인절스에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2023.01.09 13:29
프로야구

[IS 포커스] 샐러리캡 넘기고 싶지 않은 SSG, 누굴 잡을까

'돈 잔치'로 챔피언에 올랐던 SSG 랜더스의 내년 구상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지난 8일 SSG가 한국시리즈(KS) 6차전 승리로 시리즈 우승을 거두자, 이적 소식이 줄을 이었다. 김정준 데이터 센터장이 LG 트윈스 수석 코치, 전형도 주루 코치가 NC 다이노스 수석 코치로 떠났다. 또 이대진 불펜 코치는 한화 이글스 수석 코치,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 코치가 두산 베어스 배터리 코치로 이적했다. 한 팀의 코치였던 이들이 동시에 세 팀의 수석 코치로 이적한 건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선수단 역시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 올해 SSG는 팀 연봉으로 227억 400만원(외국인 선수 제외)을 썼다. 김광현·박종훈·문승원·한유섬의 연봉을 첫해 몰아줬기 때문에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제)이 적용되는 내년 팀 연봉이 큰 폭으로 떨어지지만, 부담은 여전히 크다. 대형 선수를 새로 영입하기 쉽지 않다. 팀 내 FA(자유계약선수) 선수들과 계약도 고민해야 한다. 이태양·오태곤·이재원 세 선수가 FA 자격을 획득했다. 가장 주목받는 건 이태양이다. 2010년 한화에 입단한 이태양은 2012년 데뷔 후 선발 투수와 필승조로 뛰다가 지난 2020년 트레이드로 SK 와이번스(SSG의 전신)로 이적했다. 커리어 기복이 있었지만, 올 시즌은 8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했다. 특히 전반기에만 6승 2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팀의 '특급 3선발'로 활약했다. 예리한 제구로 긴 이닝을 막았다. 그러나 후반기 구위가 떨어졌고, KS에서도 추격조로 4차전 1이닝 투구가 전부였다. 1루와 외야를 오갔던 오태곤은 타율 0.232 4홈런에 그쳤지만, KS에서는 왼손 투수들을 잘 상대했다. 우승을 확정하는 마지막 아웃 카운트도 호수비로 잡아냈다. 두 사람은 FA C등급이다. 다른 팀이 영입하면 SSG에 보상 선수를 주지 않고 전년 연봉의 150% 보상금만 지불하면 된다. 팀 선배 김광현은 이들을 두고 "우리 팀이 큰일 났다. (저 선수들을) 다 잡아야 한다. 특히 (이)태양이는 다른 팀에서 입맛을 다시고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농담처럼 말했으나, 후배들이 좋은 조건으로 잔류하길 바랐다. SSG의 모기업인 신세계그룹은 향후 샐러리캡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영입은커녕 내부 세 선수 중 한 명을 잡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SNS에 포수 영입 가능성을 남겨놓기는 했다. 다만 팀 상황과 별개로 이재원과 재계약이 성사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까지 지난 4년 동안 69억원을 받고 뛰었던 이재원은 올해 정규시즌에 이어 KS에서 김민식과 마스크를 나눠 썼다. 선발 출전한 타자 중 유일하게 시리즈 내내 안타를 하나도 기록하지 못했다. 공 배합과 투수 리드는 괜찮지만, 공격력과 수비력은 1군 주전 포수로 쓰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재원을 이대로 잡지 않을 경우 새 주전 포수는 김민식이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2012년 SK에 입단했던 김민식은 지난 2017년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돼 그해 주전 포수로 통합 우승을 함께했다. 올 시즌 역시 우승을 위해 포수가 필요한 SSG가 그를 다시 트레이드로 데려왔고, 정규시즌과 KS에서 주전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했다. KS에서 세 번째 포수로 낙점된 조형우도 유력한 후보군이다. 조형우는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79로 타격 잠재력을 터뜨렸고, 퓨처스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김민식의 백업으로 기용, 1군에서 기회를 줄 만한 대형 유망주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11 00:00
프로야구

믿음으로 키운 신성, 살아난 베테랑...SSG 우승 원동력 됐다

SSG 랜더스가 12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을 달성했다. 구단주의 적극적인 투자가 빛을 봤지만, 예상하지 못했던 새 얼굴들의 활약도 컸다. SSG는 4일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했다. 2위 LG 트윈스가 4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패하면서 정규시즌 1위가 역전되는 경우의 수가 모두 사라졌다. 2010년 SK 와이번스(SSG의 전신) 이후 12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이다. 지난해 SSG 랜더스로 바뀐 후 2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SSG는 리그 연봉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는 '공룡 구단'이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최주환(4년 최대 42억원)과 추신수(연봉 27억원)을 영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한유섬(5년 60억원) 박종훈(5년 65억원) 문승원(5년 45억원)에게 거액의 연장계약을 안겼다. 이어 2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김광현에게는 4년 151억원을 안기고 친정팀으로 복귀시켰다. 김광현의 연봉 81억원을 비롯해 SSG의 올해 팀 연봉은 200억을 훌쩍 넘겼다. 고액 계약 선수들이 많았지만, SSG의 우승을 앞뒤로 받친 건 그들만 있던 게 아니다. 3년 차 외야수 최지훈은 올 시즌 최고의 공수겸장으로 성장했다. 지난해부터 리그 최고로 평가받은 외야 수비가 건재했고, 좌·중·우 모든 포지션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타격까지 만개했다. 김원형 감독의 믿음을 받고 개막전부터 2번 타자로 출전한 최지훈은 타율 0.306 173안타 10홈런 31도루 93득점의 특급 테이블세터로 성장했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5.59(스포츠투아이 기준)로 야수 전체 4위에 올랐다. 최지훈은 "경기가 없는 날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돼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내일 경기장에 나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올시즌 도와주신 감독님과 코치님들에게 가장 감사드리고, 주위 선배님과 올해 계속해서 응원해 주신 팬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이게 아직 끝이 아닌 만큼 지금 의미부여를 하기 보단,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준비를 잘해서 마지막 한국시리즈에서 더 기분 좋게 마무리 하고 싶다"고 했다. 내야 중심은 박성한이 지켰다. 2022년 최지훈이 김원형 감독의 믿음 속에 자리 잡았다면, 지난해에는 박성한이 김 감독의 믿음을 받고 3할 타율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았다. 그는 올 시즌에도 타율 0.299 144안타 12도루로 팀의 소금 같은 역할을 이어갔다. 베테랑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에 흔들릴 때조차 최지훈과 함께 팀을 지켰다. 최지훈은 141경기를 모두 출장했고, 박성한도 137경기로 거의 대부분의 경기에 나섰다. 박성한은 "와이어 투 와이어로 정규시즌을 우승한 것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낀다. 또한 팀이 우승을 하기까지 내가 맡은 역할을 잘 수행하여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정규시즌 우승이 끝이 아니라, 한국시리즈까지가 끝까지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 정규시즌 동안 팬분들을 비롯해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은 데, 한국시리즈에서 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운드에서는 오원석이 한층 더 성장했다. 지난해 선발 기회를 받았던 오원석은 33경기(선발 21경기)에 등판해 7승 6패 평균자책점 5.89에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선발 투수와 불펜 투수를 오가며 팀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탰다. 30경기(선발 24경기)에 나서 6승 8패, 평균자책점은 4.41까지 내려갔다. 그는 "우리 팀이 와이어 투 와이어로 정규시즌 1등을 하게 되어 기분이 좋고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한국시리즈에 가서도 시즌보다 더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올시즌 홈 최종전에서 한유섬 선배님의 만루홈런 끝내기가 가장 기억나고, 그 동안 선배님들 모두 잘해주셔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매경기 맡은 임무를 잘 해내 팀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린 선수들만 등장한 게 아니다. 베테랑 투수 노경은과 이태양도 올 시즌 기대를 한참 뛰어넘는 호투를 펼쳤다. 노경은은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2승 5패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05를 기록했다. 선발이 없던 전반기 선발로, 필승조가 무너진 후반기 뒷문으로 활약했다. 특히 후반기 홀로 멀티 이닝과 3연투를 소화할 정도로 팀 순위 싸움에 크게 헌신했다. 노경은은 "와이어 투 와이어로 정규시즌 우승을 한 SSG 팀의 일원이 될 수 있어 매우 영광스럽다. 올 시즌 SSG에서 주축선수로 경기를 뛰고, 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할 수 있어 너무 기분 좋고 나에게 있어서 큰 복"이라며 "남은 경기 한국시리즈에서 꼭 우승할 수 있도록 재정비를 하는 것이 앞으로 첫 번째 목표인 것 같다. 끝으로 무엇보다 동료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태양 역시 전반기 질주에 큰 힘을 보탰다. 8승 3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한 그는 전반기 선발로 주로 나서며 6승 2패 평균자책점 2.93으로 호투했다. 김광현과 윌머 폰트의 뒤를 오원석과 함께 받치며 전반기 질주에 큰 힘을 보탰다. 한화 이글스에서 데뷔했던 그는 한화 시절 2018년 준플레이오프를 제외하면 첫 가을야구를 경험하게 됐다. 우승도, 한국시리즈 진출도 모두 처음이다. 그는 "야구를 하면서 나도 우승이란 것을 경험하게 되어서 너무 기쁘다. 우승팀의 일원으로서 팀에 기여한 것 같아 기쁘다. 좋은 팀에서 좋은 선·후배·동료들을 만날 수 있었던 덕분에 이렇게 우승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무엇보다 매경기 선수들에게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한국시리즈에서도 꼭 우승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밝혔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0.04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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